[정의]

조선 후기 대구 지역에서 강학 활동을 한 문인이자 학자인 서사원이 연경서원의 퇴계 이황 봉안문을 의작하여 지은 글.

[개설]

「의연경서원퇴계선생봉안문(擬硏經書院退溪先生奉安文)」을 쓴 서사원(徐思遠)[1550~1615]은 본관이 달성(達城)이고, 자는 행보(行甫)이며, 호는 낙재(樂齋) 혹은 미락재(彌樂齋)이다. 경상북도 성주 팔거현(八莒縣)[현 대구광역시 북구 칠곡 일대]에서 출생하였다. 서사원의 본가는 대구 남산(南山)의 옛 역터이다. 서사원은 임진왜란 시기를 중심으로 영남에서 구국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열악한 환경에서 학문 연마와 강학 활동을 전개하였다. 이황(李滉)의 학맥을 계승한 정구(鄭逑)[1543~1620]를 찾아가 배웠고, 정구는 서사원을 사우(師友)로 대우하였다. 장현광(張顯光), 곽재겸(郭再謙), 손처눌(孫處訥) 등과 교유하였다. 서사원의 위패는 청주의 구계서원(龜溪書院)에 봉안되었고, 2008년 대구광역시 북구 산격동 구암서원(龜巖書院)에 배향되었다. 저서로 『낙재집(樂齋集)』, 『낙재선생문집』이 있다. 봉안(奉安)은 신주(神主)나 화상(畫像)을 사당에 모시는 것을 이른다.

[구성]

「의연경서원퇴계선생봉안문」은 4자 52행이다. ‘연경서원의 퇴계 선생 봉안문을 의작함’이라는 의미이다.

[내용]

「의연경서원퇴계선생봉안문」은 50행이 넘는 작품이다. 봉안문은 대체로 한 행이 4자로 구성이 되어 짧게는 4행 길게는 「의연경서원퇴계선생봉안문」처럼 50행이 넘어가는 작품도 있다. 봉안되는 대상의 공덕을 칭송하고, 가르침과 정신이 영원히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아래는 「의연경서원퇴계선생봉안문」의 일부분으로 이황의 공덕을 중국 성현(聖賢)에 견주어 칭송하고 있다.

공맹노추(孔孟魯鄒)[노나라의 공자와 추나라의 맹자는]

고금동사(古今同師)[고금의 공통된 스승이며]

정주낙민(程朱洛閩)[낙양의 정자와 민중의 주자에게]

이하의귀(夷夏依歸)[이적과 화하가 귀의하였습니다]

기이수향(豈以殊鄕)[어찌 고장이 다르다고]

유간존친(有間尊親)[존친에 차이가 있겠습니까]

유아선생(維我先生)[우리 선생이시여!]

천하귀인(天下歸仁)[천하가 인에 귀의하고]

백세문풍(百世聞風)[백세토록 소문이 나니]

상절흥모(尙切興慕)[아직도 간절히 사모의 마음 일으키나이다]

황생일국(况生一國)[하물며 한 나라에 태어나고]

우동일로(又同一路)[또 한 길을 같이 감에랴]

정주정학(程朱正學)[정주의 바른 학문과]

공맹대도(孔孟大道)[공맹의 위대한 도는]

의정인숙(義精仁熟)[의에 정밀하고 인에 익숙하며]

업광공심(業廣功深)[업이 광대하고 공이 깊습니다]

이윤유서(彝倫攸叙)[떳떳한 도리를 펴는 바이고]

통서소종(統緖所宗)[통서의 으뜸이 됩니다]

뇌정파혼(雷霆破昏)[천둥과 번개가 어둠을 깨는 듯하며]

일월중천(日月中天)[해와 달이 하늘 가운데 있는 듯합니다]

[특징]

「의연경서원퇴계선생봉안문」은 4자의 배치가 시경체를 본받고 있으나 산문의 경향을 띤다.

[의의와 평가]

「의연경서원퇴계선생봉안문」은 퇴계 이황을 존숭하는 서사원의 마음이 드러난 동시에 서사원의 학문에 대한 지향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