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시대 달성 지역의 호구 상황.

[개설]

조선 조정의 국가 통치에 있어 역(役)의 동원 및 조세의 수취 등 재정 확보를 위한 자국민의 인구수 파악과 현황을 조사하여 관리하는 일은 중요한 업무였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호구 즉 호주를 중심으로 한 가족의 거주지, 인구수, 연령, 성별 등을 파악하여 행정에 반영하였다. 이를 위해 조선은 한 지역의 인구수를 기준으로 하여 관리 운영에 적합한 행정 구역을 개편하여 관리하였다.

[조선 전기 달성 지역의 호구]

고려 시대와 조선 전기 대구와 현풍 지역의 경우 호구의 변화를 상세히 살펴보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호구에 대하여 기록하고 있는 사료가 『경상도지리지(慶尙道地理誌)』와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에 국한되었기 때문이다. 이 사료를 통한 대구·현풍 지역의 행정 구역 개편과 그로 인한 호구의 변화를 거시적인 맥락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조선은 1413년(태종 13)에 국가 통치의 효율성을 위하여 대대적인 행정 구획의 개편과 군현제의 정비를 시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1414년(태종 14)에 수성현(壽城縣), 해안현(解顔縣), 하빈현(河浜縣)의 3개 현이 대구현(大丘縣)으로 귀속되어 읍으로 승격되었다. 3개 현이 대구 본현에 귀속됨으로 인하여 본현의 인구수는 증가하였고, 이로 인하여 대구현은 군으로 승격되었다. 이는 1419년(세종 1) 5월 "대구현을 군으로 하였는데 이는 주민의 호수가 1,300호가 되었기 때문이다"라는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상도지리지』 및 『세종실록지리지』에 기록된 호구 내역도 이와 거의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상기 문헌에서는, 대구현 즉 본현과 귀속된 3개 현의 호구 합을 1,249호로 기록하고 있다. 즉 3개 현의 귀속으로 인하여 대구현이 군으로 승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현풍현(玄豊縣) 또한 고려 시대 말에 구지산 부곡(仇知山部曲)이 병합되어 종전의 현역에 비해 30% 이상 확대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 후기 달성 지역의 호구]

17세기의 대구와 현풍 지역의 호구 변화는 1690년(숙종 16) 이담명(李聃命)이 경상도 감사로 재임할 당시 작성한 『진정 총람(賑政總覽)』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기록에서 대구부(大邱府)의 인구는 5만 1463명, 현풍현의 인구는 1만 7892명으로 전기에 비하여 크게 증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인구의 증대는 곧 지역의 성장과 확대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로, 17세기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이 점진적으로 발전하였음을 알 수 있다.

18세기 이후 대구와 현풍 지역의 호구 변화는 호적 대장과 『호구 총수(戶口總數)』 및 읍지(邑誌) 등 다양한 사료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사료들이 기록하고 있는 호구가 정확한 조사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 기존의 보고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한계를 가지므로 정확한 인구 변화를 알기는 어렵다. 실제 1757년(영조33)의 『여지도서(輿地圖書)』, 1833년(순조 33)의 『경상도 읍지(慶尙道邑誌)』, 1894년(고종 31)의 『영남 읍지(嶺南邑誌)』에 기록된 대구·현풍 지역 인구수의 경우 대구부는 약 5만 9000여 명 내외, 현풍현의 경우 약 1만 3000명 내외로 약 2세기 동안 인구의 증감이 거의 없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 호구의 변화는 조선 전체의 인구 변동 양상을 통하여 가늠하는 것이 정확하다.

다양한 호구 조사와 관련한 사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면 조선의 인구가 급감하는 시기는 양란이 있던 시기와 16세기의 대기근 때였다. 이러한 특정한 시점을 제외한 타 기간에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었다. 특히 전쟁과 대규모의 기근이 발생하지 않은 17~19세기에는 인구 증가율이 높았다. 따라서 대구·현풍 지역의 경우도 이러한 인구의 증가가 있어 왔으며, 교통과 상업의 발달로 인하여 이 지역이 점차 경상도의 중심 지역으로 부상함에 따라 급격히 성장해 갔음을 유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