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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학자가 사랑한 연꽃, 낙동서원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40000012
한자 性理學者- 蓮-, 洛東書院
분야 지리/동식물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대구광역시 달서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강판권

[정의]

대구광역시 달서구 상인동에 있는 낙동서원과 연꽃의 문화사적 의미.

[내용]

불교에서 연꽃을 숭상하는 사례는 우리나라의 사찰 전각의 연꽃 문양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연꽃 중 가장 오래된 유물은 경상남도 함안군 성산산성(城山山城)에서 발굴되었다. 성산산성에서 발굴된 연씨는 700년 전 고려시대로 밝혀졌다. 성산산성에서 나온 연씨는 함안박물관 앞 시배지(始培地)에서 꽃을 피워 현재 전국에 보급되고 있다.

연꽃은 성리학자(性理學者)들도 숭상한 식물이다. 성리학자가 연꽃을 숭상한 계기는 중국 북송(北宋) 시대 염계(濂溪) 주돈이(周敦頤)[1017~1073]의 「애련설(愛蓮說)」 때문이었다. 주돈이는 「애련설」에서 연꽃을 사랑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진흙에서 나왔으나 더럽혀지지 않고, 맑은 물결에 씻겼으나 요염하지 않다. 속은 비어 있고 밖은 곧으며, 덩굴지지 않고 가지도 치지 않다. 향기는 멀어질수록 더욱 맑고 우뚝한 모습으로 깨끗하게 서 있어,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지만, 함부로 하거나 가지고 놀 수 없음을 사랑한다.”

성리학자가 연꽃을 사랑한 것은 연꽃 같은 삶을 위하여서다. 주돈이는 연꽃 같은 삶을 실천한 인물이었다. 주돈이의 「애련설」 이후 성리학을 계승하거나 연구하는 공간에는 어김없이 연못을 만들어 연꽃을 심었다. 연꽃을 심어 둔 연못을 연당(蓮塘)이라 한다. 경남 함안군 칠원면 무기리에 위치한 무기연당(舞沂蓮塘)은 국담(菊潭) 주재성(周宰成)[1681~1743]의 생가에 있는 정원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이자 최초의 사액서원(賜額書院)인 소수서원(紹修書院)의 탁영지(濯硯池)를 비롯하여서 전국 성리학 역사 공간에서 연못을 볼 수 있다. 충청남도 홍양현(洪陽縣)[지금의 홍성] 관청의 애련당(愛蓮堂)은 주돈이의 애련설에 영향 받아 만든 당호(堂號)다. 이 사실은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1607~1689]의 「애련당기(愛蓮堂記)」에서 알 수 있다.

대구광역시 달성군 하빈면의 하엽정(荷葉亭)은 사육신(死六臣) 중 한 사람인 박팽년(朴彭年)[1417~1456]의 후손 박규현(朴圭鉉)이 1874년에 지은 것이다. 하엽정에도 연꽃이 있다. 조선 선조(宣祖)[1552~1608] 때의 성리학자이자 작가인 권필(權韠)[1569~1612]도 청정하고 정제된 공간인 연당을 사랑하였고, 『석주집(石洲集)』「유거만흥(幽居漫興)」에서 연잎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다.

못 언덕은 겨우 사람 다닐 만하고[池岸纔容人往還(지안재용인왕환)]

산 그림자는 두 못에 나뉘어 잠겼다[兩池分蘸一邊山(양지분잠일변산)]

푸른 연 잎사귀 어려 물을 덮지 못하니[靑荷葉小不掩水(청하엽소불엄수)]

때때로 어린 물고기 갈대 사이로 보인다[時見魚兒蒲葦間(시견어아포위간)]

대구광역시 달서구 상인동낙동서원은 1708년(숙종 34)에 단양우씨(丹陽禹氏)의 현조인 우현보(禹玄寶)[1333~1400]와 임진왜란(壬辰倭亂)[1592] 때 의병장 우배선(禹拜善)을 향사하기 위하여 건립된 서원이다. 1868년(고종 5)에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훼철된 후 1965년에 후손들이 다시 건립하였다. 낙동서원(洛東書院) 연못의 연꽃도 성리학자의 고매함을 상징한다. 그러나 연못에는 연꽃 외에 다른 식물도 살고 있다. 다른 식물의 생명 가치는 충분히 인정하여야 하지만 유교 서원에서 연꽃이 지닌 의미를 생각하면 정비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낙동서원의 경우는 연꽃이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 특히 낙동서원에서는 주돈이의 「애련설」의 내용까지 소개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유교 시설에 조성된 연못에는 연꽃이 아닌 수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이자 세계문화유산인 경상북도 영주의 소수서원, 경상북도 안동의 도산서원(陶山書院), 경상남도 함양의 남계서원(灆溪書院) 등에는 연꽃이 아니라 수련이 있다. 율곡(栗谷) 이이(李珥)[1536~1584]를 향사하기 위하여 설립한 경기도 파주시의 자운서원(紫雲書院)의 연못에도 수련이 있다. 이는 후손이나 후학들이 유교 시설에 있는 연못에 연꽃이 어떤 연유로 조성되었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성리학적 공간이든 불교적 공간이든 식물은 생물학적인 의미와 더불어 인문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인문학적인 의미를 제대로 담지 못하면 문화 공간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성리학에서 연꽃은 군자를 상징한다. 이는 이덕홍(李德弘)[1541~1596]의 『간재집(艮齋集)』「군자당(君子塘)」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광풍제월 고상한 회포 백세의 청풍인데[光霽高懷百世風(광제고회백세풍)]

맑고 텅 빈 꽃이 연못 속에 깊이 들었네[淸通深入一塘中(청통심입일당중)]

진흙탕에도 더럽혀지지 않는 참다운 군자[淤泥不涅眞君子(어니불열진군자)]

깨끗한 벗의 붉은 얼굴 때때로 마주하네[凈友時時對面紅(정우시시대면홍)]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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