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대구광역시에서 전통적으로 꺼려서 금하거나 기피하는 말.

[개설]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면 좋지 않다고 하여 금하거나 꺼리는 것을 ‘금기’ 또는 ‘터부(taboo)’라고 하는데, 이처럼 불길하거나 불쾌한 것을 나타내어 사람들이 피하는 말을 금기어(禁忌語)라 한다. 대체로 죽음, 질병, 범죄, 성(性), 배설 등과 관련된 단어들이 금기어에 포함된다. 금기어는 어떤 행위나 말을 하지 못하게 하려고 만든 것이고, 신성한 것에 대한 접근을 금하고 부정한 것을 꺼린다는 의미가 함께 들어 있다. 금기어를 꼭 말하여야 할 때는 ‘부드럽게 돌려 하는 말’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사람이 죽었을 때 ‘죽었다’라고 말하지 않고 ‘돌아가셨다’라고 말하거나, 용변을 보는 곳을 가리켜 변소(便所)[대소변을 보도록 만들어 놓은 곳]라고 하지 않고 화장실(化粧室)[화장을 하거나 맵시를 내는 설비를 갖춘 방]이라고 한다.

[대구광역시의 금기어 예시]

대구광역시 지역에서 생명력을 가지고 널리 쓰이는 금기어들을 살펴보면 의식주를 비롯한 인간 생활과 관련된 금기어가 가장 많다. 그만큼 금기어는 대구 지역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친숙하게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구 지역에 이어져 오는 금기어의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의식주 및 인간 생활과 관련한 금기어로는 “엎드려 자면 빌어먹는다”, “하늘에 대고 주먹질하면 벼락 맞는다”, “아침에 외상으로 팔면 온 종일 재수 없다”, “어른 모자를 써 보면 키가 안 큰다”, “불장난하면 자다가 오줌 싼다”, “아이에게 예쁘다고 하면 빨리 죽는다”, “문지방 위에 올라서면 안 좋다”, “그릇을 깨면 불길하다”, “머리에 빗을 꽂고 있으면 불행해진다” 등이 있다.

세시풍속과 관련한 금기어로는 “생일날 미역국을 안 먹으면 가난하게 산다”, “손 있는 날 이사하면 안 좋다”, “정월 초하룻날 욕먹으면 1년 내내 욕먹는다”, “결혼 날짜를 잡고 나면 장례식이나 다른 결혼식에 가면 안 된다” 등이 있다.

동물 관련 금기어 및 기타 금기어로는 “아침에 까마귀를 보면 재수 없다”, “아침에 거미를 죽이면 안 좋다”, “짐승을 너무 귀여워하면 자식이 귀하다”, “짐승을 오래 키우면 안 된다” 등이 있다.